IT자료

[기고] 위기의 전통산업 속 비트코인 가치_헥슬란트 노진우 대표

박성현0124 2023. 7. 10. 21:14

2008년 11월 비트코인 백서가 발표됐다. 그리고 2019년 1월 3일 첫 번째 블록 채굴이 되며 본격적인 탈중앙화의 시작을 알렸다. 2010년 2월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가 조절되었고, 그 해 7월 비트코인의 시세는 약 90원 정도를 형성하고 있었다. 2023년 3월 현재 비트코인은 3,736만 원의 가격대를 형성 중이다.

비트코인 시세 등락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다양한 이유로 풀이되어 나온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글은 쉽게 찾기 힘들다.

작년 한해 가상자산 시장은 혹독한 겨울을 겪었다. 2022년 5월 테라·루나 사태가 있었고 연관된 셀시우스, 그리고 11월엔 FTX거래소 등 글로벌 가상자산 업체의 연쇄 파산이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최근 실버게이트와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은 전통 금융시장의 믿음에 균열이 생긴 사례이다.

전통 금융시장에서 생긴 문제로 금융위기가 생긴 사례는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상세히 보면 성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가 파산을 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사건이 있었다.

비트코인 탄생의 철학은 중앙기관이나 정부와 같은 중개자 없이 직접 거래가 가능한 디지털 화폐가 되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비트코인을 설명할 때 따라오는 개념이 탈중앙화이다. 기존에 중앙집중식 의사결정 시스템에서 분산 네트워크로 의사 결정 및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방식을 탈중앙화라고 한다.

비트코인은 탈중앙화 개념 기반으로 기존 금융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기존 금융시스템을 통해 거래를 할 때 중개자나 중앙기관을 통해 이루어지는 높은 금융수수료 문제, 국가간 전송 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 개인 대 개인이 아닌 제 3자의 개입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 등을 해결할 수 있다.

위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토시 나카모토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거래 기록을 분산 저장하고, 암호화 기술을 이용하여 거래의 안전성과 개인정보 보호를 보장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중개자나 중앙기관 없이도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수수료도 낮게 할 수 있다.

코인데스크의 칼럼니스트인 조지 칼루디스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에 대해 원인을 전통금융의 실패와 금리 인상을 둘러싼 담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실제로 세 은행의 도산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 단 비트코인 때문에 실패한 것은 아니라서 비트코인 가격이 좋다"라며 "이런 담론은 결국 '은행이 파산하면 돈을 빼서 비트코인을 사라'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글로벌 가상자산의 종류는 코인마켓캡에 의하면 2만2978개가 있다. 은행의 리스크를 헷징할 수 있는 가상자산의 종류가 비트코인 외에도 많이 있다는 뜻이다. 각 가상자산의 면면을 살펴보면 속도를 빠르게 하고 블록당 저장용량을 개선하여 더 많은 것을 저장할 수 있게 하거나, 블록체인 위에서 프로그래밍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술적 진보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모든 가상자산에 탈중앙화 이념이 스며 있지는 않다. 중앙기관이나 중개자가 없이도 거래는 가능하지만 특정 가상자산의 집중 소유 등을 통해 운영을 하는 방식에 관여 혹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부의 독점 현상 등이 발생하고 있다.

비트코인 이후 많은 코인들이 다양한 내용의 백서를 들고 비트코인을 대체하겠다고 발표하며 나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줄어드는 것 같다. 이더리움이 가장 강력한 후보로 있지만 아직은 비트코인을 넘어서긴 힘들 것 같다. 비트코인을 넘어서는 기술을 가진 가상자산이 더 많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탈중앙화 철학을 온전히 갖고 만들어진 가상자산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대체 될 수 없는 것이다. 기술은 진보로 가치를 갖지만 철학은 고유로 가치를 갖는다.

가상자산이 자본적 가치를 이미 지녔기 때문에 등락에 대한 논란을 피해갈 순 없다. 다만 그 가치가 특정 소수에 집중되는지, 아니면 탈중앙화 이념에 따라 가치가 참여자 여럿에게 분산되는지에 따라서 논란의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사토시 나카모토를 탓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전통 금융시스템의 문제를 탈중앙화에서 동일하게 가져가지 않을 때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시세에서 기술로, 그리고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의 제안으로 넘어갈 거라 생각한다. 이 문제는 이미 블록체인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알고 있는 과제이니 잘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디지털타임스 기고